얼마전 마트에서 애가 졸라서 장수풍뎅이 암컷 하나를 사왔는데요
좁은 사육통 안에서 밤새 벽을 박박 긁고, 날개짓을 하는게 안타까워
여기서 수컷 하나랑 넓은 사육세트를 주문했었습니다

배송온날 저녁 사육세트를 꾸미고 암컷이랑 수컷을 합방시켰더니 처음엔
대면대면한지 서로 거들떠도 안보더군요
암컷은 새로 산 수액이 맛있는지 밤새 거기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구요

다음날 아침
아니나 다를까 수컷이 암컷 등에 타고 붕가붕가를 하고 있더라구요
역시 사람이나 곤충이나
흐뭇한 마음으로 출근을 하고 저녁에 퇴근을 해서 둘이 얼마나 가까워졌나 살펴보려고 한 순간

믿을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수컷의 머리와 몸통이 깨끗이 분리가 되어 있더군요
인터넷을 뒤져봐도 보통 수컷이 암컷을 죽이는 경우는 있어도 암컷이 수컷을 죽인다는 글은 본 적이 없는데
집사람과 저는 수컷이 밤일이 시원찮아서 죽은거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너무 찜찜하네요

암컷이 수컷을 이런식으로 참수할수 있는건가요?

다음날 아침에 보니 죽은 수컷 사체가 안보이길래 톱밥을 파봤더니 안에다 다 묻어두었더군요

덜덜덜....
유난히 활동성이 좋고 식성도 좋고, 늘 탈출하려고 시도하는 암컷이 좀 유별나다 싶긴 하지만..
이렇게 지 동족까지 죽일정도인지...

이런 케이스가 흔한 케이슨지...
제가 키우고 있는 암컷 장수풍뎅이가 사이코패스인지...
방사를 할까 싶은데 날이 추워도 상관없는건지...
좀 알려주세요